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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닦는 시인 視人’
운영자 2019-04-27 추천 0 댓글 0 조회 141

안경을 닦는 시인 視人

 

나는 시간만 되면 안경을 닦는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안경을 닦는 횟수가 많아진다. 왜냐하면, 안경에 안개가 끼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안경이 앞을 가리면 온갖 오해와 분별력을 잃게 된다. 안경이란 대상을 제대로 보게 함인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 내게 안경을 닦는 일은 내게 영혼을 닦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나는 무엇을 보는가?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가? 아니면 있는 그대로 보는가? 내가 보는 사람은, 내가 관찰하는 자연은, 내가 분석하는 사물은, 내 머릿속에 상상한 그 모습으로 보는가? 그렇다면 그 모습은 나라는 편견이 만들어낸 왜곡이자 부족(不足)이다. 언제 나는 라는 편견의 색안경을 벗고, 그 대상은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가? 내가 보는 세상은 라는 렌즈를 통해 투영된 불완전한 사진이며 그림자다. 나라는 렌즈를 한 점의 먼지도 없이 깨끗이 닦지 않으면, 세상은 언제나 미세먼지로 가득한 지옥이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 대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용기가 용서이고 그 결단이 자비다.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시인(視人)을 다음 세 가지 히브리 용어로 불렀다. 서양인들은 이 용어들을 모두 예언자’ prophet이란 용어로 번역하였다. 첫 단어는 나비’nabi. ‘나비신의 말을 받은 사람이란 뜻이다. ‘말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동사 나바의 수동분사형으로 말을 받은 사람이다. 서양인들은 나비를 대개 프라핏’prophet, 예언자혹은 대언자로 번역하였다.

두 번째 단어는 로에’roeh. 이 단어는 보다라는 히브리어 동사 라아의 능동현재 분사형으로 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하늘의 새의 움직임이나 염소나 양의 내장, 특히 간의 모양을 보고미래 일을 예측하는 점쟁이들을 로에라고 불렀다.

히브리인들이 시인이란 의미로 사용한 세 번째 히브리 단어는 호째’hozeh. ‘호째는 대상을 겉모습뿐만 아니라 그 속 모습까지, 더 나아가 그 대상의 구조와 작용원리까지 파악한다. 이 단계는 내가 무아無我로 진입하여 상대방이 온전히 하나로 합일合一될 때만 가능하다. 고대 이스라엘의 예언자가 그런 호째였다.

 

아모스 7장에 점쟁이 수준의 예언자 아마샤와 시인(視人) 아모스와의 대화가 등장한다. 아마샤는 사람들이 원하는 말을 종교라는 이름으로 하고 돈을 받는 파렴치한 사기꾼이다. 그는 당시 북이스라엘의 왕의 고문이었다. 그는 남유다에서 온 농부 아모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인視人(호째)이여! 너는 너의 고향, 유다로 도망하여 거기에서 남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며 돈을 벌고 예언해 주어라.”(7;12) 그러자 아모스가 대답한다. “나는 예언자도 아니고 예언자의 아들도 아니다. 나는 가축을 관리하는 목동이며 뽕나무를 가꾸는 농부다!”(7:14).

 

아모스는 시인視人(호째)을 정의한다. 그는 평상시 양과 염소를 관찰하고 기르면서, 가축의 눈으로 자신과 세상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졌고, 그는 뽕나무를 재배하면서, 나무의 입장에서 자신과 세상을 보는 지혜를 얻었다. 그는 자신이 키우는 양이며, 자신이 가꾸는 뽕나무다. 시인視人이란 자신의 생각을 적는 사람을 아니라, 자신이 보려는 대상이 되어 그 대상의 눈으로 자신을 보는 사람이다. 시인이 자신이 남이 되려는 마음, 연민과 자비가 없다면, 자신의 편견과 무식을 드러낼 뿐이다.

 

나는 나라는 색안경으로 남을 보는가? 아니면 상대방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가? 나는 아내의 눈으로, 나를 볼 수 있는가? 나는 아이의 눈으로 나를 볼 수 있는가? 나는 사회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가? 하나님의 눈으로 이웃을 나를 보는가? 아마샤와 같이 온갖 탐욕의 눈으로 남을 보는가? 내가 아내가 창녀로 전락하고, 자녀들이 전쟁의 희생될 것이며, 네 땅을 나누어지는 줄도 모르게 된다. 나는 날마다 안경을 닦는가?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는가? 날마다 말씀을 묵상하는 것, 이 일은 내 안경을 닦는 일이리라.

 

<사진>

<예루살렘의 파괴를 애통해 하는 예레미야>

렘브란트 (1606-1669)

유화, 1630, 58 cm × 46 c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레이크스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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